얼마 전, 약 6년째 사용하던 Scarlett 2i2 2세대 모델이 고장 났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실사용기간만 4년이 넘었은 것이다.
1번 프리앰프에 노이즈, 2번 프리앰프가 완전히 죽었다.
뿐만 아니라 아웃풋의 밸런스가 아주 미묘하게 틀어진 듯했다.
새로운 오디오인터페이스를 구매하기 했다.
녹음을 전혀 진행하지 않는 작업환경을 고려하여
DA품질과 안정성을 가장 최우선 기준으로 제품을 찾아본 결과,
1. Apogee Symphony Desktop
2. RME Adi 2 Dac
두 제품으로 선택지가 좁혀졌다.
200만 원 언저리의 높은 가격 탓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던 찰나
'캣츠렌탈'을 통해 Adi 2 Dac 모델을 최대 3개월 동안 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사용해 보았다.
실제 작업환경에서, 실 작업을 하며 체험하면 더 정확하게 체감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서 렌탈을 진행해 보았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DAC의 성능에 따른 청감상 차이를 무시했다.
당연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같은 환경에서 DAC만 바꿔본 경험이 없기에
'기껏해야 아날로그 케이블의 변화에 의한 차이정도'라 치부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가형 오디오인터페이스 역시 상당히 플랫 한(...) FR을 가지고 있다.
저가형 오디오인터페이스의 DA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편차 혹은 오차 정도는 적응해서 사용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 일지라도 재생할 때마다 소리의 성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러나 실제 Adi 2 Dac 모델을 사용해 본 결과, 청감 상으로도 꽤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소위 말하는 '이 음악에 이런 소리가 있어???'라는 식의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해당 음악을 잘 모르는 상태였을 거라 생각한다..)
각 소리의 테일과 정위감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표현된다.
때문에 익숙하게 듣던 레퍼런스 음악의 이미지가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체감되었다.
정확히는 테일뿐만 아니라 ADSR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는데...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차이가 있다.
즉, DAC에 의한 소리의 변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기껏해야 아날로그 케이블의 변화에 의한 차이 정도'라 치부하던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수준의 차이였다.
물론, 20만 원짜리 저가형 인터페이스에서 200만 원짜리 DAC로 점프(!)했으니 놀랄만하다.
첫 번째는 역시 음질이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전체 대역에 걸쳐 디테일하고 정확한 소리를 재생해 준다.
두 번째는 헤드폰 앰프의 성능이다.
Adi 2 Dac에는 1쌍의 XLR, 1쌍의 RCA, 1개의 Phones, 1개의 IEM 총 네 개의 아웃풋 단자를 가지고 있다.
나는 베어다이내믹의 DT880 250옴 모델을 사용한다.
높은 옴을 가진 탓에 어지간한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사용해서는 제대로 된 출력이 나오지 않았는데,
Adi 2 Dac 모델에서는 Hi-Power기능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한 출력을 제공한다.
Hi-Power 기능을 사용하면 충분하다 못해 남아도는 듯한 출력이다.
세 번째는 안정성이다.
RME는 안정적인 것으로 유명한 회사이고, Adi 2 Dac 역시 그렇다.
특히 Mac 시스템 상에서는 별도의 드라이버조차 설치하지 않기에 적어도 드라이버 관련 문제는 없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네 번째는 편한 조작성과 LCD화면이다.
직관적으로 구성된 Ui와 스텝형식의 노브들 탓에 조작하기 상당히 편하다.
동봉되어 있는 MRC리모컨을 사용하면 Dim, Mute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까지 편하게 사용가능하다.
(MRC 리모컨이 아주 납작하기 때문에 책상에 올려놓으면 리모컨이 아니라 컨트롤러 같기도 하다.)
LCD화면은 작아 보이지만,
재생되는 소리의 FR, 레벨 미터링, 현재 볼륨설정, 워드클럭, 샘플레이트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미터의 색상, 표시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일 것이다.
다섯 번째는 설정의 자유도이다.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 자동으로 line Out에서 Phone으로 전환 / 직접 전환
과 같은 단순한 설정부터
DA필터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각 설정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가 모두 매뉴얼에 표기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측정자료뿐만 아니라 모든 메뉴의 구성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 모두 매뉴얼에 있다.
첫 번째 단점은 역시 가격이다.
Rme Adi 2 Dac의 XLR과 RCA는 모두 Line Out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아웃풋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Phone Out을 Line Out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구조상 한계가 있다.
즉, Adi 2 Dac를 간단히 요약하면 '디지털 인풋과 훌륭한 헤드폰앰프를 탑재한 2 채널 DAC'이다.
200만 원 전후로 훌륭한 장비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비싼 가격이다.
두 번째 단점은 기기 구조상의 한계이다.
앞서 Phone Out을 Line Out으로 사용하는 것이 구조상 '한계가 있다'라고 언급했는데,
Adi 2 Dac에서 Line Out과 Phone Out을 동시에 출력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소위 말하는 Y케이블 등을 이용해서 쿼드 스피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고,
2조의 모니터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hone과 Line Out에 별도의 DSP설정을 세팅할 수는 없다.
EQ 등을 별도로 지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많은 제한사항이 발생한다.
RME Adi 2 Dac 모델의 장점은
정확한 음질, 훌륭한 헤드폰 앰프, 높은 안정성, 직관적이고 자유로운 조작성
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높은 가격, 기기의 한계로 인한 제한적인 사용
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줄평을 남기자면...
2 채널 DA컨버팅과 훌륭한 헤드폰 앰프, 오직 두 가지 기능을 위한 200만 원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