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잔나비의 [환상의 나라]
한국의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정규앨범 [환상의 나라]에 관한 글이다.
잔나비는 이번 앨범 [환상의 나라]를 포함하여 총 세장의 정규앨범, 두장의 EP를 발매했다.
뮤지션의 이름은 ≪≫으로, 곡명은 <>로 표기하였으며 앨범명은 []로 표기하였다. 잔나비에 관해서는 별도의 표기를 하지 않았다.
Track_01. 환상의 나라
[환상의 나라]의 첫 번째 트랙이다.
잔나비 앨범의 첫번째 곡이 그렇듯 앨범의 인트로를 담당하고 있다.
[환상의 나라]는 이전의 잔나비 앨범에 비해 뮤지컬스러운 느낌이 한층 더 짙어졌다.
1분 가량의 아주 짧은 곡이며 가사는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팝업북을 열어보는듯 눈앞에 '환상의 나라'가 펼쳐질것만 같다.
Track_02. 용맹한 발걸음이여
[환상의 나라]의 두번째트랙이다.
본격적인 보컬이 등장하며 독특하게 뮤지컬 혹은 연극에서 등장인물이 독백하는 듯한 구절이 있다.
<환상의 나라>에 비해 기존 잔나비 음악에서 들을 수 있던 가볍고 경쾌한 음악이다.
앨범 소개에 따르면 이 곡은 낡고 헤진 성실에 대한 찬가라고 한다.
낡고 헤진 성실이라니. 그것에 대한 찬가라니.
그토록 찾아 헤맨 무지개 닿을 수 없을거야 라니. 달콤한 사랑 노래를 입맞춰 부르면 더 달콤할까 라니.
열정이 식고 남은 성실을 향한 위로가 아닐까
Track_03. 비틀 파워!
[환상의 나라]의 세 번째 트랙이다.
알수없는 효과음으로 시작된다. 이후 일렉기타 리프가 강하게 나오며 잔나비 특유의 보컬 창법이 매력적이다.
정규 1집의 <MONKEY HOTEL>처럼 익살스러운 분위기.
피치가 튀는 코러스를 그대로 사용한 것도 곡의 분위기가 웅장해지지 않고 익살스럽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Track_04. 고백극장
[환상의 나라]의 네 번째 트랙이며 왈츠풍의 곡이다.
우정과 사랑 그 처절한 민낯에 대한 노래란다. 가사가 유머러스 하다.
Track_05. 로맨스의 왕
[환상의 나라]의 다섯 번째 트랙이다.
고백극장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듯 하다. 리듬이 확실하게 바뀌기 때문인지 곡이 완전이 빠졌다가 다시 들어온다.
1,2,3번 트랙이 뮤지컬 혹은 연극풍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로맨스의 왕>은 우리가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등의 곡으로 대표되는 잔나비 감성과 비슷하다.
곡의 후반부 점점 빨라지는 부분 등 여전히 새롭고 낯선 부분이 있지만 말이다.
Track_06. 페어웰 투 암스! +요람 송가
[환상의 나라]의 여섯 번째 트랙이다.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연상되는 기타 음색이다. 뮤지컬스러운 보컬탓인지 <보헤미안 랩소디>가 연상되기도 한다.
[환상의 나라]의 수록곡 대부분이 그렇지만 <페어웰 투 암스!>파트는 특히나 곡의 스케일이 크다.
곡의 후반부 <요람송가>파트에는 곡의 스케일이 작아지며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멜로디와 함께 시작된다.
정규 2집 [전설]에서도 사용한적 있는 합창이 뒤를 넓게 채운다.
창법을 바꿔 꽉 막힌 보컬은 거슬리지 않고 새롭다. 뮤지컬스러우며 심지어는 어딘가 애절스럽기까지 하다.
Track_07. 소년 클레이 피전
[환상의 나라]의 일곱 번째 트랙이다.
1분46초의 짧은 곡인데 앨범의 Interude를 담당하며 이전까지의 익살스럽고 가벼운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앨범 소개를 보면 어린아이의 일상을 추억하거나, 혹은 그 일상에 관한 밝은 곡일듯하다.
하지만 연극 대본을 지문까지 포함하여 가사로 옮긴듯한 가사를 보면 결코 밝은 곡은 아닌듯 하다.
Track_08. 누구를 위한 노래였던가
[환상의 나라의 여덟 번째 트랙이다.
<소년 클레이 피전>에서 전환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빌드업한다.
앨범을 한숨에 들어보라고 권할 수 있음은 자신의 앨범구성에 확신에 찬 자신있기 때문이 아닐까.
Track_09. 밤의 공원
[환상의 나라]의 아홉 번째 트랙이다.
7번 트랙에서 가라앉은 분위기는 9번 트랙을 거쳐 9번 트랙에서 회복한다.
잔나비의 가사는 시적이다. 함축적인 경우가 많다.
<밤의 공원>또한 부담없는 주제를 잔나비 특유의 문체로 풀어냈다.
Track_10. 외딴섬 로맨틱
[환상의 나라]의 열 번째 트랙이며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인트로는 우리가 익히 알고 기대하던 잔나비의 감성이다.
진득하고 잔잔하며 동시에 맑고 가벼운, 그 감성 말이다.
이런 노래가 들린다면 이대로, 이대로 더 길 잃어도 한없이 좋을 것만 같다.
Track_11. 블루버드, 스프레드 유어 윙스!
[환상의 나라]의 열한 번째 트랙이다.
퍼레이드에 사용되는 행진곡에 나올법한 타악기 소리로 시작된다.
페이드아웃되며 끝나는데, 앨범의 마지막 곡이 아니지만 실질적인 끝이다.
앨범의 아웃트로를 담당하는 곡이다.
Track_12. 굿바이 환상의 나라
[환상의 나라]의 열두 번째 트랙이다.
11번 트랙이 앨범의 아웃트로였다면 12번 트랙 <굿바이 환상의 나라>는 커튼콜 같은 곡이다.
보컬이 아닌 나레이션 수준의 독백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가사가 너무 좋다. 시적이다. 가장 정적인 잔나비다.
이제 내가 믿어왔던 그 모든 것들 난 환상이었다 부를 수 있어
그러면서도 또 믿어볼래 그것들을 환상이라고
그렇게 부르기까지의 그 시간들을
그리고 또 그리고 또
- <굿바이 환상의 나라> 가사 중.
Track_13. 컴백홈
[환상의 나라]의 마지막 트랙, 열세 번째 트랙이다.
<굿바이 환상의 나라>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짧은 정적. 독백. 짧은 정적. <컴백홈>.
너무나 정적이고 차분하던 <굿바이 환상의 나라>와 강하게 대비되는 격동적인 인트로.
마치 커튼콜 같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는 전혀 상관없는듯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드는.
잔나비의 정규 3집 [환상의 나라]는 기존의 잔나비 앨범과 조금 다르다.
뮤지컬같은 연출을 시도 했다는 점은 물론이고 곡의 구성이 일반적인 상업 앨범이라 생각되지않을만큼 크다.
정규 1집 [MONKEY HOTEL], 정규 2집 [전설]을 거치며 커지던 스케일이 정점을 찍은 듯하다.
뮤지컬스러운 연출은 호불호가 갈릴듯 하다.
하지만 타이틀곡 <외딴섬 로맨틱>과 같이 대중적인 곡의 경우엔 충분히 흥행할 수 있지않을까 싶다.
내가 잔나비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온스테이지 영상에서 였다.
낙엽색으로 가득하고 동그란 백열전구가 늘어져있는 녹슬고 빛 바랜 주유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상.
2018년에 이 영상이 업로드 되었으니 햇수로만 5년째 잔나비의 음악을 듣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 이들의 음악을 기다려온 잔나비의 팬으로써,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환상의 나라]를 듣고 있자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잔나비의 정규 3집 [환상의 나라]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음악의 범주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