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가 2022년 2월 22일에 발매한 앨범, 앨범의 재생시간은 19분 정도이다.
뮤지션의 이름은 ≪≫으로, 곡명은 <>로 표기하였으며 앨범명은 []로 표기하였다. 장기하에 관해서는 별도의 표기를 하지 않았다.
[공중부양]의 첫 번째 트랙이다.
드럼, 보컬, 패드, 피아노, 콰이어 등 많지 않은 악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이중 보컬을 제외한 모든 악기가 곡의 공간감을 왜곡시킨다.
극도로 절제된 드럼은 공간을 축소시키고
1분이 지나서야 추가되는 리버브가 잔뜩 묻은 피아노는 공간을 급격히 팽창시킨다.
패드와 콰이어는 공간의 변화에 끌려가는 듯하다.
곡의 공간감은 단 하나의 악기조차 자신의 공간감을 유지하지 않음으로써 아슬아슬해진다.
이런 공간에 놓인 무기력한 목소리는 불안하게 들린다.
위태로이 느껴지는 곡이다.
자신의 잘못을 모름에도 자신이 달랐다면 뭐라도 바뀌었을까, 후회하는 가사처럼.
[공중부양]의 두 번째 트랙이다.
첫 번째 트랙보다 안정적인 곡이다.
반복되는 신스와 멜로디, 단조로운 리듬, 단순한 악기 편성 때문일까.
첫 번째 트랙에 비하여 몇 가지 악기가 추가되었지만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일렉기타다.
1분이 지나서야 추가되는 악기인데, 일반적인 일렉기타 톤이 아니라 극도로 왜곡되지 않은 음색이다.
이런 앙상한 톤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베이스의 등장이다.
첫 번째 트랙에선 베이스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두 번째 트랙에서야 처음으로 베이스가 등장했는데,
그마저도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 등장했다 사라지며 베이스의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FX에 가깝다.
[공중부양]의 세 번째 트랙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앞선 두 곡과 보컬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첫 번째 곡 <뭘 잘못한 걸까요>에선 무기력해 보였고,
두 번째 곡 <얼마나 가겠어>에서도 무기력했다.
하지만 이번 트랙에선 보다 능동적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타박하는듯한 어조와 가사의 내용 탓인 듯하다.
<부럽지가 않어>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Talking Heads≫의 1980년작 <Once In A Lifetime>이 연상된다.
노래 같기도 내레이션 같기도 한 보컬, 알 수 없는 몸짓을 하는 것 등이 <Once In A Lifetime>과 유사하기 때문인 듯하다.
[공중부양]의 네 번째 트랙이다.
샘플링된 소리꾼의 소리로 시작된다.
이 트랙에선 창(唱)이 추가된다.
극도로 단순하여 반복되기만 할 뿐인 가사.
리듬적인 요소가 강조된 화성 악기들.
멜로디를 담당하는 소리꾼 조차도 샘플링을 통해 리듬적인 측면을 강조해 놓았다.
장기하의 목소리도 예외 없이 FX처럼 사용한다.
트랙에 사용된 모든 소리가 타이트하게 정돈되어있다.
하지만 국악기는 혼자 정돈된 트랙에 녹아들지 못하고 붕 뜬 느낌이다.
흐릿하고 거슬리며 국악기가 등장할 때 곡이 일순간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추임새마저 정리해서 곡에 잘 녹여냈음에도 국악기로 인해 무너지는 점은 아쉽다.
상대적으로 둔한 음색 탓인지, 전혀 다른 공간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공중부양]의 다섯 번째 트랙이다.
음악에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1분 39초부터 1분 50초까지,
"싸락눈 발처럼 날리는 창가에 나는 삼사월 아침저녁처럼 쌀쌀한 마음으로 바라보네"
라는 소절에서 약 10초 동안 음악이 전체적으로 눌리고 고음역을 날려버린다.
보컬에만 프로세싱된 게 아니라 음악 전체에 프로세싱되는 듯하다.
꾹꾹 눌린 음악은 당연하게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같은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45초 즈음에선 누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답답함을 주기 위한 장치 같아 보인다.
의도적인 답답함 이후에 새로운 가사가 등장하고 악기 편성도 변성되는 것으로 보아
별도의 FX 없이 음악 그 자체에 프로세싱하여 FX를 사용한 듯한 효과를 주려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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